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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역사-(3)
작성자 명정보기술 등록일 2021. 06. 25



인류는 값싸고, 이동하기 쉽고, 보관이 용이한 기록 재료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 재료가 중국에서 등장하였습니다. 바로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흔한 종이입니다. 이것이 등장한 시기는 채 200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 한()나라 왕실의 환관으로 있던 채륜(蔡倫)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사용되어 왔던 죽간에 글을 써서 황제에게 보고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고 불편한 일이었습니다.

 

채륜은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여 이리저리 고민하였습니다. 그는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는 궁중의 여러 물건들을 만드는 데 소질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나무나 삼, 등 식물을 세척해서 빻은 다음에 고르게 펴서 건조시켜서 종이를 만들게 됩니다. 당시 한나라는 통일 왕조로서 정치 문화적인 행정 기록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기록관의 취지도 수많은 자료를 백업하여 당대에 잘 활용하고, 후대에도 선현들의 지혜를 통해 계속 진보하는 나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리라.

 

황제는 채륜을 높이 평가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이 신처럼 떠받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주위에 널려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많은 양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었고, 사용하거나 휴대하는 데에도 혁신적으로 편리한 발명이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종이의 발명에 앞서 인류는 보다 나은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들 대부분이 보존성이나 필사의 용이성, 경제성 등에서 종이 재료로서의 필요 조건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했습니다. 이러한 결점을 해소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가 마침내 획기적인 서사 재료인 종이의 발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채륜 이전에도 종이와 유사한 것을 제조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륜은 기존의 여러 방법들을 모아서 종이를 만들고 대중화하였다고 하는 표현이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창의성의 원리를 깨닫게 됩니다. 창의성의 재료는 모방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현시대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

 

빌게이츠가 윈도우를 처음으로 개발했는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DOS로 텍스트 기반의 컴퓨터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애플의 비주얼 인터페이스를 보고, 자신의 윈도우 OS를 세상에 대중화했습니다. 애플의 비주얼 인터페이스는 그 이전의 제록스의 것을 모방한 것이라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을 세상에서 없던 것에서 만들었는가? 그는 필립스 출신의 토니 파델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성공시킨 것이다! 잡스는 평소 피카소의 말을 자주 인용했습니다.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세상을 변화시킨 그의 생각은 무엇일까요? ‘자기가 없거나 뚜렷하지 않은 인간이 무엇을 하면, 그것은 모방이기 쉽다. 하지만, 자신의 특성이 뚜렷한 인간은 남의 것을 차용하더라도 창의성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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